나의 헤리티지가 돈을 벌게 하라!

‘모히또 가서 몰디브나 한잔할까?’

2016년 청룡영화상과 대종상영화제 등에서 최우수작품상을 휩쓸었던 영화 <내부자들> 중 주인공 안상구(이병헌 분)의 대사이다. 이 대사는 무식하고 폭력만 휘두르는 정치 깡패 안상구가 메시지(Message)를 틀리게 말하여 관객들의 실소를 자아내게 만들었고, 여러 패러디가 유행될 만큼 당시 큰 화제가 됐었다. 배우 이병헌은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몰디브에서 모히또 한잔’이라는 대사가 조금 식상하고 너무 진지하다고 생각해 단어의 위치를 즉흥적으로 바꾸었다고 하는데, 25년 연기 내공을 지닌 배우의 애드리브로 인해 영화가 더 재밌게 탄생한 것이다. 아무튼 틀린 메시지나 정보가 신뢰를 얻지 못하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영화에서 안상구가 ‘몰디브 가서 모히또 한잔할까?’라고 메시지를 정확하게 던졌다 한들 사람들은 과연 그를 신뢰했을까? 꼭 그렇지는 않았을 것 같다. 왜냐하면 아무리 정확한 메시지를 던진다 하더라도, 그는 그저 깡패일 뿐이기 때문이다. 화자(話者)의 신분 그 자체가 설득력을 부르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는 것이다. 실제로 극 중에서 안상구가 어떤 계기로 인해 굵직하고 파격적인 정치 비리를 폭로했음에도 아무도 그 진실을 믿지 않았다. 다시 말하지만, 그는 그저 깡패일 뿐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메시지(Message)보다 메신저(Messenger)를 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회사에서 같은 의견이나 아이디어를 제시하더라도 누가(Messenger) 제시했는가에 따라 설득력이 달라진다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했을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자격이나 신분을 높이려 한다. 자격이나 신분, 그 자체가 ‘설득의 힘’이기 때문이다. 좋은 대학을 나온 사람은 전공이 뭐냐 물어봤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어느 학교를 나왔다고 언급을 한다. 또 본인이 다니는 회사의 인지도가 다소 떨어지면 명함 한편에 어디 겸임교수, 무슨 협회 회원, 무슨 자격증 소지자 등을 표기해서 보여준다. 모두 메신저(나)의 권위를 높이는 일이다. 신분이 어느 정도 충족되어도 이런 행동은 계속된다. 병의원에 가면 원장이 다녔던 의대 정보는 기본이고, 의학 관련 자격증, 협회 회원, 기관 위촉장 등등 수십 줄을 늘어놓는 것은 흔한 예다.  

그렇다면 메신저의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서 자격이나 신분을 높이는 방법 말곤 없을까? 물론 있다. 이제는 온라인 초연결성((Hyper-Connectivity)의 시대이기 때문에 누구나 비교적 어렵지 않은 방법으로 나의 권위를 높일 수가 있다. 그것은 바로 나의 헤리티지(유산, 遺産, heritage)를 남기는 것이다. 여기서 헤리티지란 책을 쓰거나, 뉴스 미디어에 기고를 하거나, 팟캐스트 혹은 유튜브를 진행하거나, 온라인 강의를 하는 것 등을 의미한다. 모두 시간은 좀 걸리지만 결과적으로 나를 다른 경쟁자들과 비교해서 훨씬 앞서게 만드는 길이다. 이러한 행위들은 단순한 홍보를 넘어 자기 자신을 권위 있게 만들어 주고,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더 빛을 발하게 만들어 준다. 그래서 굳이 ‘헤리티지’라고 거창하게 말하는 것이다.

한문철 변호사가 대표적인 사례다. 아마 교통사고 관련 소송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한문철 변호사의 이름을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다양한 방송에 출연하며 본인이 쌓아온 교통사고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경험을 화려한 언변으로 전달한다. 그는 교통사고와 관련된 책을 발간하기도 했고, 요즘 온라인 추세에 맞추어 유튜브 채널도 운영 중이다. 물론 교통사고 전문 채널이다. 처음엔 무슨 쓸데없이 교통사고와 같은 끔찍한 영상을 올리나 했지만 지금은 교통사고 하면 그 누구보다 한문철 변호사가 떠오르게 되었다. 만일 오늘 저녁에 교통사고가 났다면, 국내 2만 5,000명의 변호사 중에서 ‘한문철’이라는 이름을 제일 먼저 떠올린다는 말이다. 온라인 초연결성의 시대인 지금은 누구나 한문철 변호사처럼 될 수 있다. 

자, 그러면 영업 담당자로서 장기적으로 권위를 올려줄 수 있는 헤리티지는 무엇이 있을까? 이미 위에서 언급하였지만,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①    블로그
영업 담당자한테 블로그를 하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도대체 무슨 블로그를 하라는 뜻인지 이해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결코 어렵지 않다. 예를 들어, 학습지 영업 담당자라면 공부를 잘하는 방법에 대해 블로그를 할 수 있다. 학습지를 어떻게 활용해야 공부를 잘할 수 있을까? 학습지 선생님을 잘 활용하는 방법은? 무엇을 먹으면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될까? 요즘 24시간 스터디 카페가 유행이라고 하던데 어디가 싸고 공부가 잘 될까? 다룰 내용이 차고 넘친다. 만일 내가 호텔 영업 담당자라면 호텔이나 여행과 관련된 이야기를 다루면 된다. 여행 이야기는 한도 끝도 없이 많아서 나열할 것도 없겠지만, 호텔리어가 직접 전하는 호텔 이용 팁 10가지, 호텔 어디까지 가 봤니? 호캉스 제대로 즐기는 법, 호텔 예약 꿀팁, 공짜로 룸 업그레이드받는 비밀, 체크인이나 체크아웃과 관련된 정보들, 조식이나 룸서비스와 관련된 숨은 이야기, 호텔에서 소지품 분실 시 해결 방법 등등 정말 호텔 직원 만에 알려줄 수 있는 방법은 수없이 많다. 사내에 사보나 웹진이 있어서 굳이 내가 따로 할 필요가 없다고 반문한다면 필자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블로그는 나의 헤리티지를 위해서 내가 직접 작성해서 나의 권위를 높이기 위함이라는 걸 잊지 말자. 

②    기고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라’는 말이 있다. 영향력 있는 곳에 내 글을 실으면 효과가 몇 배다.거의 모든 영역이나 산업에는 대부분 그 분야에서 유명한 뉴스 미디어나 잡지가 존재한다. 그런데 미디어들은 언제나 콘텐츠를 갈망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준의 전문성만 검증이 되면 기고를 할 수 있는 기회는 많다. 내가 항상 관심을 가지고 안테나를 돌리고 있으면 기회는 온다. 본인의 해당 산업 분야에서 유력한 미디어를 검색하여 발행인이나 편집인에게 제안을 해 보자. 생각보다 문턱이 높지 않다. 단,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은 있어야 한다. 

③    팟캐스트
 
수다 떨고 말하는 것이 부담 없는 분들께는 팟캐스트가 적합하다. 팟캐스트는 라디오와 같은 개념이기 때문에 얼굴이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분들께도 적합하다. 문제는 무엇을 말할 것인지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은데, 인터뷰가 가장 편하고 쉬운 방법이다. 게스트를 초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당연히 메이저급 인기 방송이 아니기 때문에 유명인사가 출연하지는 못하지만 전혀 상관없다. 내가 섭외할 수 있는 분들로 부담 없이 초대해 그들의 일과 삶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관련 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면 된다. 만일 반려동물 산업의 영업 담당자라면, 반려동물 호텔이나 반려동물 카페 사장님, 동물병원 원장님, 펫시터 경험자, 펫푸드 제조사나 유통업자 등등 초대할 게스트는 수없이 많다. 

④    출간(책 쓰기) 
 
헤리티지 만들기 프로젝트의 끝판왕이다. 내가 일하는 분야에 대해 책을 쓸 수 있다는 것은 내용의 수준이 높고 낮음을 떠나 나의 언어와 논리로 내 분야에 대해 전문성을 표현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출간을 하면 의외로 여러 곳으로부터 연락을 받게 된다. 강연이나 컨설팅 요청이 들어오면 많은 사람들을 쉽게 만나게 되고 자연스럽게 영업의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이것은 전문가의 위치에서 권위를 갖고 영업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냥 일반적인 영업과는 차원이 다르다. 갑의 위치에서 영업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⑤    온라인 강의 
 
온라인 강의 사이트 ‘유데미(udemy.com)’는 글로벌 강의 플랫폼으로서 누구나 거의 모든 주제의 과목으로 강사가 될 수 있다. 개발, 비즈니스, IT 및 소프트웨어, 자기 계발, 디자인, 마케팅, 건강 및 운동, 음악, 사무 생산성 등 웬만한 주제는 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마트폰이나 DSLR을 통해서 녹화를 해도 되고,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캠타시아(Camtasia) 같은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강의 자료를 보면서 녹화할 수 있다. 유데미 외에도 이런 강의 플랫폼은 굉장히 많다. 여기서 얻게 되는 강사료 수입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내가 해당 분야의 영업 담당자로서 그냥 물건만 파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전문성을 가진 담당자라는 것을 어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역시 권위를 갖게 되는 좋은 방법이다. / 스타트업세일즈연구소 유장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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