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 고객은 이자처럼 불리는 것이다.

‘당신 제품에 무관심한 대중들을 상대하려 하지 말고, 당신 제품에 정말로 관심 있는 소수의 잠재 고객과 이야기를 하라.’ – 제시카 리빙스턴 (Jessica Livingston)

와이컴비네이터 (Y Combinator)의 공동창업자인 제시카 리빙스턴이 스타트업은 물리적으로 모든 사람들을 상대할 수가 없기 때문에, 우리에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을 좁은 영역에서 깊게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좁은 영역이란 말하자면 한 명의 잠재 고객 페르소나라고 봐도 된다. ‘관악구 신림동의 원룸에 살면서 구로디지털단지역 인근 상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30대 초반의 젊은 사장’이 바로 그 페르소나다. O2O 서비스를 준비하거나 이제 막 런칭을 했다면 그가 결정적인 잠재고객이 될 수 있지 않은가? 그럼 이제 실제로 그 사람을 만나러 가자. 구글링을 하거나 네이버에 물어보지 말고 – 지금 시간이 혹시 꼭두새벽이 아니라면 – 지금 바로 나가서 만나자. 이것이 곧 시장 조사이다.

설마 시장 조사를 하기 위해서 갤럽이나 리서치앤리서치 같은 여론 조사 기관을 수소문하고 있지는 않으리라 믿는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여론 조사가 아니다. 여론 조사는 전체 모집단의 의견이나 성향을 전체적으로 분석하는 것인데, 과격하게 표현하자면 15%, 22,% 43% 등등을 더했을 때 100%가 나오는 그런 여론 조사는 우리에게 필요 없다. 그건 2000년대에 필자가 사원, 대리 시절일 때 선배가 시키면 한 번 정성이라도 보여야지 다짐하면서 만든 어설픈 자료에나 필요했었다. 아니 대관절 내 물건을 사줄 사람이 지금 구로디지털단지역 상가에 있는데, 갑자기 무슨 우주 탄생의 비밀을 풀어헤치냐는 말이다.

물론 당신이 운 좋게 투자 유치를 목전에 두고 있으며 그것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벤처캐피털 심사역이 불쑥 ‘전국에 음식점 개수가 몇 개나 되느냐’라고 양미간을 찌푸리고 쳐다보고 있다면 한 번 알아는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필자는 ‘잠재 고객을 어떻게 하면 발굴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고, 잠재 고객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아주 가까운 곳에 있으니, 너무 무거운 마음의 짐은 지지 않았으면 한다는 다소 멋쩍은 담론을 펼치려 하고 있을 뿐이다.

나는 스타트업 종사자 분들이 SERI REPORT (삼성경제연구소의 리포트)와 같은 자료들은 가급적 멀리 했으면 좋겠다. 너무나 거시적인 개념들, 가령 환율의 추이라든지, 브릭스(BRICs)의 운명, 미국 연방준비은행(FRB)의 양적완화 등과 같은 개념들은 스타트업들에게 미칠 외부 환경 변수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내 물건을 사줄 만한 사람들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는 것이다. 그리고 깊게 또다시 만나는 것이다. 행여나 그 사람이 내 물건을 사줄 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을 때는 잠재 고객 페르소나를 바꿔서 만나야 한다.

이것이 바로 ‘세일즈’이다. 독자들께 신신당부를 드린다. 세일즈라는 것의 정의를 확실히 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 잘못된 세일즈의 정의를 먼저 말씀드린다

  • 세일즈는 설득의 기술이 아니다.
  • 세일즈는 협상의 기술이 아니다.
  • 세일즈는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 아니다.

필자가 방금 ‘아니라’라고 단언한 것에 대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적절히 해명할 테니 일단 이렇게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이번에는 제대로 된 세일즈의 정의를 말씀드린다.

  • 세일즈는 고객을 만나는 것이다.
  • 세일즈는 고객의 피드백을 받는 것이다.
  • 세일즈는 제대로 되지 않을 때 전략을 바꾸는 것이다.

세일즈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CEO부터 세일즈를 제대로 이해해야 비즈니스가 행복해질 수 있다. 설득, 협상, 달성, 이런 단어들은 기본적으로 인위적인 힘과 견제 혹은 균형을 전제로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고객을 만나서, 피드백을 받고, 그것을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럽다. 그래서 비즈니스가 행복하다. 그것은 억지가 아니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억지로 할 이유가 없다.

세일즈가 이렇게 중요한데, 왜 스타트업들은 세일즈를 멀리하는 걸까? 에어비앤비의 공동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Brian Chesky)와 조 게비아(Joe Gebbia)는 에어비앤비 초기의 얼리어답터 고객을 만나기 위해 매주 샌프란시스코에서 뉴욕까지 왔다 갔다를 반복할 정도였다. 그들을 만나서 피드백을 듣고 어떻게 하면 가격을 적절하게 매길 수 있는지, 방 사진은 어떻게 찍어야 잘 찍을 수 있을지, 더 편리한 서비스가 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그러고 나서 결정적인 것은 그 얼리어답터 고객에게 다른 호스트를 소개해 달라고 했다. 그들은 그렇게 잠재 고객을 발굴했다. 한 사람이 두 사람이 되고, 두 사람은 네 사람이 되고, 그다음 계속 복리로 늘어나는 이자와 같다. 잠재 고객은 이자처럼 불리는 것이다. 잠재 고객은 SERI 리포트에 없다. / 스타트업세일즈연구소 유장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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