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 확률을 높이는 가격 제시법

첫째, 3가지 버전으로 견적하라.

고객에게 가격을 제시할 때는 기본적으로 3가지의 버전, 즉 Good, Better, Best 가격으로 견적을 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3가지 종류로 가격을 차등화 하여 주는 견적 방식을 ‘Good-Better-Best 가격법(GBB Pricing)’이라 한다. 이럴 경우 고객은 3가지의 선택지를 놓고 가격과 스펙을 비교 검토하게 되는데, 영업 담당자 입장에서는 큰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기존에 고객은 ‘구매한다’ vs ‘구매하지 않는다’의 이분법에서 고민했는데, 여기에서 탈피하여 3가지 중에 ‘어떤 가격을 선택할까?’라는 완전히 긍정적인 고민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것은 구매 확률을 훨씬 높이는 고민이다. 흔히 쓰는 말로 프레임의 전환인 것이다. 설마 그럴까 하지만 이렇게 견적을 하면 고객이 구매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이미 여러 실험을 통해 입증이 되었다.

아래 표는 영화와 TV 프로그램과 같은 영상 콘텐츠를 맘껏 볼 수 있는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의 국내 멤버십 가격표다. 표에 나와 있는 1만 4500원, 1만 2000원, 9500원의 가격은 순서대로 각각 Best, Better, Good 가격을 의미한다. 가격의 차이가 바로 가치(Value)의 차이며, 넷플릭스는 3가지 종류의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3가지 모두 동일한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지만, 가격별로 제공되는 가치의 종류가 다르다. 예를 들어, HD • UHD 화질 제공을 하느냐, 동시접속 가능 인원 수가 몇 명이냐에 따라 차별화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3가지 버전의 가격을 제시하면 대부분의 고객들은 ‘Better’ 가격을 선택한다. 대중들은 3가지 선택안이 놓여 있으면 확률적으로 가운데 옵션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즉 Good-Better-Best 가격 방식의 목적은, 소비자들이 ‘Better’ 가격을 선택하도록 유도한다는 데에 있다. 이를 골디락스 효과(Goldilocks Effect)라고 한다. 골디락스 효과는 소비자들은 3가지 선택안이 주어질 때 주로 중간 옵션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말한다. 3가지 이상으로 너무 많은 옵션을 제공하면 오히려 소비자들은 혼란스럽다. 스타벅스 메뉴판에 톨(Tall, 355ml), 그란데(Grande, 473ml), 벤티(Venti, 591ml) 사이즈만 적혀 있고, 숏(Short, 237ml) 사이즈가 적혀 있지 않은 이유가 나름 납득이 간다. (*미국의 경우 벤티 보다 더 큰 트렌타 Trenta, 917ml 사이즈도 있다고 함)

넷플릭스 요금제

둘째, 시가(市價)를 파악하라.

사실 GBB 가격을 제시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영업 담당자는 가격을 제안하기 전에 고객에 대한 정보, 즉 고객의 사정을 파악해야 한다. 가령 예산은 어느 정도 있는지,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대략 얼마 정도의 가격을 상상하고 있는지, 혹은 과거에 유사한 구매 건으로 얼마를 지불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즉 고객의 경험을 미리 조사해야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제시하는 견적 금액이 고객이 기대하는 수준과 너무 차이가 많이 나면 고객은 납득을 하지 못하고 황당해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마음 속에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적절한 가격대를 상상하고 있다. 고객들은 본인의 과거 경험에 미루어 생각하거나 다른 경쟁사의 제안 금액을 기준 삼아 생각하기도 한다. 고객이 견적을 요청했다고 해서 무턱대고 견적서를 발송하기 보다는 고객이 생각하는 금액의 수준, 경쟁사 제안 금액의 수준을 적극적으로 알아봐야 한다. 그리고 나서 그 금액대를 염두에 두면서 GBB 가격을 제시하여 고객으로 하여금 적극적으로 우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두고 좀 더 고민하게 만들어야 한다.

셋째, 협상의 여지를 남겨라.  

구매 확률을 높이기 위한 마지막 방법은 협상의 여지를 남기는 것이다. 고객이 기대하고 있는 가격대를 알아보고, 그 가격대를 염두에 두면서 GBB 가격을 제시했다면 가격 면에서는 경쟁사 보다 모자람은 없는 상태다. 물론 제품이나 서비스 자체의 기능이나 효용, 즉 가치 수준이 경쟁사와 같거나 유사하다는 조건을 전제로 한다. 그래도 확실히 발주를 받기 위해서는 항상 여지를 남길 필요가 있다. 흔히 말하는 ‘네고 가능함’을 암시하는 것이다. 이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오해하지 않도록 어르고 달래는 역할을 한다. 즉, 아무리 고객이 갑이라도 깎아 달라는 말을 하는 건 쉬운 게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이 비싸다고 느낄 경우, 협상의 여지를 남겨 놓지 않으면 고객은 우리의 선택지를 쉽게 포기하고 만다. 그들에게는 경쟁사라는 대안이 있기 때문이다. 더 싸고, 심지어 더 좋은 경쟁사의 제품 말이다. 따라서 견적서를 제출하고 나서 반드시 구두 상으로 혹은 이메일을 통해 수주에 대한 의지 표명과 함께 가격을 포함한 모든 협상이 가능하다는 뜻을 내비치도록 하자. / 스타트업세일즈연구소 유장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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