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싫어하는 사람에게 커피 팔기

겪어본 사람은 안다. 세상에는 참 다양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아파트를 고르더라도 초고층의 전망을 선호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저층의 안정감을 원하는 사람도 있다. 해외 여행을 갈 때 어떤 사람은 7박 9일짜리 일정과 코스를 미리 정하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은 여행 현지에서의 느낌과 컨디션에 따라 즉흥적으로 돌아다니기도 한다. 바로 이것이야 말로 영업의 존재 이유다. 영업은 고객과 직접 만나 그들이 원하는 것을 풀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을 몇 개의 군(群)으로 대충이라도 묶을 수 있다면 마케팅만으로도 충분하겠지만, 사람들은 저마다 달라 영업 담당자들이 고객들의 속 깊은 마음을 헤아려야 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소위 ‘표준 제안서’라는 말처럼 우스꽝스러운 것도 없다. 고객의 니즈(Needs)도 파악하지 않은 채 무언가를 ‘제안’한다는 것은 지극히 일방적이기 때문이다.

한번 생각해 보자. 만일 평소에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에게 커피를 팔아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커피 가격을 깎아줘야 할까? 아니면 커피의 장점과 효용성을 설명해줘야 할까? 아니다. 정답은 무언가를 팔기에 앞서 먼저 질문을 하는 것이다. 이 경우는 왜 커피를 마시지 않는지 그 이유를 묻는 것이 좋지 않을까? 만일 커피를 마시지 않는 이유가 ‘카페인’ 때문에 잠을 못 자는 것이라면 ‘디카페인’ 커피를 추천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커피의 쓴맛이 싫거나 아무런 맛도 느낄 수 없다는 것이 이유라면 카라멜 마끼아또 같이 달달한 종류를 추천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즉 질문을 던지면 답이 보인다. 고객에게 질문도 하지 않은 채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설명한다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일이다. 영업 담당자는 무작정 말을 많이 하기 보다는 상대방이 더 많은 말을 많이 하도록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에게 질문을 많이 던져야 함을 잊지 말자.

경험이 많은 영업 담당자는 상품 설명 보다 질문을 많이 한다. 반대로 경험이 많지 않은 영업 담당자일수록 말이 많다. 왜냐하면 대화가 중단되면 불안하기 때문이다. 계속 말을 이어 나가는 것에 집착하지 말고 침묵에 익숙해지도록 하자. 침묵을 견디는 자가 협상에서도 유리한 조건을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질문을 하고 상대방의 대답을 기다리면서, 머릿속으로는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도록 노력하자. 나의 성공 보다는 고객의 성공을 진정으로 바란다면 자세부터 달라질 것이다. 의자는 끌어당겨 앉고 적극적인 자세로 눈을 크게 뜰 것이다. 필자 주변의 영업 담당자들 중에 실력이 있는 사람, 즉 성과를 잘 내는 사람들은 대부분 고객을 만날 때 적극적이고 진지한 자세를 견지했다. 말은 줄이되 상대를 진지하게 바라보고 적극적으로 질문하였다. 영업을 할 때 결코 ‘말발’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영업 사원이 번지르르하게 말만 잘한다면 고객은 오히려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 요즘 웬만한 소비자들은 영업 사원보다 지식이 많아서, 말로 쉽게 설득을 당하는 소비자는 이제 별로 없다. 쫙 빼 입고 청산유수로 말 잘하는 사람보다 누추하고 말도 어눌하게 하는 사람 중에 은근히 영업왕이 많다는 말을 가끔 들었을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보다 잘난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질문을 했으면 그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할까? 당연히 고객의 대답에 집중해야 한다. 경청을 의미한다. 경청을 할 때 영업 담당자는 자신의 색깔을 너무 진하게 드러내지 않는 것이 좋다. 영업을 할 때는 하얀색 도화지가 되도록 노력해 보자. 스펀지가 되어도 좋다. 즉 웬만하면 상대방의 성향에 동조하는 것이 좋은데, 이때는 ‘따라 말하기(Restate)’가 효과적이다. 이는 고객이 말한 것을 ‘나의 언어’로 따라 하는 것이다. 가령, 고객이 ‘우리는 이 프로젝트를 연내에 끝마쳐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면, 나도 ‘아, 그러니까 이 프로젝트를 몇 달 안에 서둘러서 마쳐야 하는 거군요?’라고 다시 말한다. 고객의 비하인드 니즈(Behind Needs)까지 읽어내서 나의 언어로 다시 말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하면 커뮤니케이션 오류를 막을 수 있을뿐더러, 고객은 영업 사원이 자신의 말을 잘 알아들었다고 안심을 하여 더 많은 정보를 주게 된다.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설명 보다는 질문과 경청이 더 중요함을 잊지 말자. 고객과의 대화는 30%의 질문과 70%의 경청으로 이루어진다. / 스타트업세일즈연구소 유장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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